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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고 ‘청년 작가’로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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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oreo 조회 1회 작성일 25-05-02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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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고 ‘청년 작가’로 남아 언제까지고 ‘청년 작가’로 남아 있을 것만 같았던 폴 오스터가 세상을 뜬 지도 어느새 1년이 되었다. 그가 또래 주인공을 내세워 죽음과 늙음, 사랑과 기억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마지막 소설 ‘바움가트너’가 번역 출간되었다. 열린책들 제공 나이와 무관하게 청춘의 후광을 거느린 작가들이 있다. 하루키가 그렇고 김연수가 그렇다. 미국 작가로는 폴 오스터가 그에 해당한다. 문학계의 제임스 딘이라고나 할까. 언제까지나 푸릇한 청년으로 살고 또 쓸 것만 같았던 그가 지난해 이맘때 우주의 먼지로 돌아갔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바움가트너’(2023)는 그 오스터가 영원한 작별을 고하기 전, 독자에게 마지막 인사 삼아 쓴 소설이다. 길지 않은 작품이지만 마지막이라는 말이 풍기는 아우라에다 작가 또래의 주인공을 내세워 늙음과 죽음, 사랑과 기억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점에서 각별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바움가트너 l 폴 오스터 지음, 정영목 옮김, 열린책들, 1만7800원 소설 첫 장면에서 주인공 바움가트너는 크고 작은 임무와 약속, 사건과 과제가 한꺼번에 밀어닥치면서 극심한 혼란과 압박감에 휩싸인 모습으로 등장한다. 아침 10시에 누이에게 전화를 하려던 약속, 부엌의 가스레인지 위에서 세 시간 전부터 타고 있는 알루미늄 냄비 바닥, 그 냄비를 맨손으로 들어 올리려다 입은 화상, 그날 아침 9시에 오기로 했으나 사정이 생겨서 늦겠노라는 (바움가트너 자신은 약속이 기억나지 않는) 계량기 검침원의 전화, 주문한 책을 배달하는 택배 회사 직원의 방문, 집 청소를 해 주는 플로레스 부인의 남편이 전동 톱에 손가락이 잘려 병원에 갔다는 그 딸의 전화, 어린 딸을 위로하느라 10여분 남짓 늘어진 통화를 끝내자 기다렸다는 듯 울리는 초인종 그리고 마침내 도착한 검침원. 그러나 바움가트너의 시련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어서, 검침원에게 계량기 위치를 알려주느라 지하실로 내려가던 그는 발을 잘못 딛는 바람에 바닥으로 굴러떨어져 양 팔꿈치와 오른쪽 무릎에 제법 심각한 부상을 입는다…. [자포리자=AP/뉴시스] 1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에서 구조대원들이 러시아의 공격으로 부상한 주민들을 돌보고 있다. 2025.05.02. 언제까지고 ‘청년 작가’로 남아